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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 속 공사현장, 관리 공백이 더 큰 위험을 키운다

방치된 자재와 폐기물, 변경된 공기에도 갱신되지 않은 공사개요… 주민 불안 커져

영남연합포커스 김진우기자 

 

 

강풍이 몰아친 날, 남정면 한 공공시설 공사현장은 ‘공사 중’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관리의 손길이 닿지 않은 모습이었다. 현장 곳곳에는 고정되지 않은 자재와 폐기물이 그대로 노출돼 있었고, 바람에 날릴 수 있는 가벼운 자재들이 통제 없이 방치돼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위험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책임자를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취재진이 확인한 현장은 건축 공정이 한창 진행 중이었지만, 기본적인 안전조치와 현장 정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석고보드, 포장재, 폐자재, 플라스틱 용기 등이 공사 구역과 인접 도로 주변에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었고, 일부 자재는 강풍에 의해 실제로 이동 흔적이 보일 정도였다. 공사장 외곽에는 안전펜스가 설치돼 있었으나, 내부 정비가 따라주지 않으면서 안전시설의 실효성마저 의문이 제기됐다.

 

특히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강풍 예보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전 대비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건설 현장은 기상 상황에 따라 자재 고정, 임시 구조물 보강, 현장 정리 등을 선제적으로 시행해야 하지만, 해당 현장에서는 그러한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주민들이 오가는 생활도로와 맞닿아 있는 구조임에도, 낙하물이나 비산물에 대한 추가 안전조치는 보이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공사기간이 변경된 정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게시된 공사개요 안내판은 이전 내용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내판에는 최초 공사기간과 공사내용이 기재돼 있으나, 실제 현장 진행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공사기간 변경은 행정적·계약적 사유로 충분히 발생할 수 있지만, 그 경우에도 변경 사항을 즉시 현장에 반영해 투명하게 알리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공사개요 안내판은 단순한 형식물이 아니라, 주민의 알 권리와 직결되는 정보 공개 수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경된 공기와 현황이 반영되지 않은 채 기존 안내판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관리 소홀로 비칠 수밖에 없다. 

이는 공사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킬 뿐 아니라, 불필요한 오해와 민원을 키우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현장 폐기물 관리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폐기물은 분리·보관 후 적정하게 처리돼야 하지만, 일부 폐기물은 지정 장소 없이 노출된 채 쌓여 있었다. 

 

이는 미관 저해를 넘어, 비산먼지 발생과 2차 안전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가 인근을 오갈 경우, 작은 부주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건설 현장은 ‘공사 중이니 불편을 감수해 달라’는 논리로 모든 문제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안전과 환경 관리는 동시에 지켜져야 할 최소한의 기준이다. 더구나 공공시설이나 공공 목적의 사업일수록, 현장 관리의 수준은 행정의 신뢰와 직결된다.

 

전문가들은 “강풍, 폭우, 한파 등 기상 악화 시에는 현장 책임자의 상주 여부와 즉각적인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장 관리 부실은 사고 발생 시 책임 논란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단순한 관리 소홀로 보일 수 있는 문제들이, 실제로는 중대한 안전사고의 전조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거창한 요구가 아니다. 변경된 사항은 정확히 알리고, 자재와 폐기물은 정리하며, 위험 요소가 있을 때는 책임자가 현장을 관리하는 ‘당연한 원칙’이다. 공사가 길어질수록 이러한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불안과 불신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현장은 단순히 한 공사장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 공사 전반에 던지는 질문일지도 모른다. 공정률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현장의 안전과 투명성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볼 시점이다. 주민의 불안을 외면한 채 진행되는 공사는 결코 ‘순조로운 공사’라 부를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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