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연합포커스 김진우 기자

안동 정치의 변화는 거창한 구호에서 시작되지 않았다. 현장의 공기, 사람들의 표정, 그리고 반복되는 이름 속에서 조용히 축적돼 왔다. 그 이름이 바로 손애숙이다. 그는 화려한 직함이나 과장된 언어로 자신을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오래된 현장과 축적된 신뢰가 그의 이력을 대신한다.
손애숙이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정치적 기술보다 정치의 기본에 가까운 태도 때문이다. 문제를 과장하지 않고, 갈등을 의도적으로 키우지 않으며, 설명 가능한 언어로 시민 앞에 선다.
이는 계산된 연출이 아니라 생활의 연장선에서 비롯된 습관에 가깝다. 그래서 그의 행보는 낯설지만 불편하지 않고, 조용하지만 분명하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판단의 기준이다. 손애숙의 정치에는 ‘보여주기’보다 ‘책임지기’가 먼저 등장한다. 전통을 존중하되 관성에 기대지 않고, 시민을 대상이 아닌 판단의 주체로 대한다. 이 태도는 단기간에 만들어질 수 없는 것이며, 지역에서의 경험과 신뢰가 쌓여야만 가능하다.
그의 이름이 반복해서 언급되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공식 직함이 없고 조직의 전면에 서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거론된다. 이는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경험의 결과다. 누가 현장을 지켜봤는지, 누가 문제를 축적해 왔는지에 대한 시민들의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기존 안동 정치의 작동 방식은 비교적 단순했다. 정당이 인물을 세우고, 인물은 구조 속에서 소비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최근 시민들의 질문은 분명히 달라졌다.
정당의 이름보다 개인의 이력이 먼저 검증되고, 말보다 시간, 약속보다 행동이 기준이 된다. 손애숙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부각된 인물이다.
그를 ‘여성 정치인’이라는 틀로 설명하는 시도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그의 사례는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 방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시민과의 거리, 판단의 태도, 책임의 무게를 어떻게 감당해 왔는가가 핵심이다. 그리고 이 기준에서 손애숙은 충분히 설명 가능한 정치인이다.
2026년 지방선거는 안동 정치가 어떤 방향으로 이동하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신뢰와 책임이라는 기준을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기존 구조를 반복할 것인지가 묻힌다. 손애숙이라는 이름은 그 질문을 피할 수 없게 만든다.
그를 평가하는 일은 곧 안동 정치가 스스로를 평가하는 일이다. 더 이상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다. 시간으로 증명된 태도, 현장에서 축적된 신뢰, 그리고 이름으로 설명되는 정치가 이미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