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연합포커스 김진우 기자

고령군청 투자유치과 사무공간 내 냉장고 내부를 촬영한 한 장의 사진이 행정 현장의 관리 인식과 공공윤리에 대해 여러 질문을 던지고 있다. 냉장고 안에는 일반 음료가 아닌 주류로 보이는 병들이 보관돼 있으며, 일부는 라벨에 ‘테스트’ 또는 시제품 성격을 암시하는 문구가 확인된다.
해당 장면은 외부 공개를 전제로 관리되는 공간이라기보다, 특정 목적에 따라 분리·보관된 듯한 인상을 준다.
우선 문제의 핵심은 공공청사 내 공용 비품 관리 기준의 모호성이다. 냉장고는 통상 직원 복지를 위한 공용 설비로 이해된다.
그러나 사진 속 보관물은 개인 소비용인지, 업무 관련 시제품인지, 혹은 외부 협력 과정에서 전달된 물품인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
이러한 불명확성은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으며, 행정 신뢰도에 영향을 미친다. 공공기관은 실제 위법 여부와 무관하게 보이는 관리 수준 자체가 중요하다.
둘째, 보관 방식의 투명성 부족이 지적된다.
냉장고 하단이나 내부 깊숙한 위치에 특정 물품이 놓여 있는 모습은 ‘숨겨놓은 듯한 장면’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긴다. 물론 단정은 경계해야 한다. 다만 공공 공간에서는 ‘숨김’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배치 자체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행정은 사실뿐 아니라 인식 관리 또한 책임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셋째, 내부 규정의 정비 필요성이 드러난다.
공공청사 내 물품 반입·보관에 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개인 물품과 업무 물품의 구분, 외부 제공 물품의 처리 절차, 기록·관리 방식이 체계화돼야 한다. 특히 주류로 오인될 수 있는 물품은 더 엄격한 기준이 요구된다. 규정이 있다면 공개와 안내가 필요하고, 없다면 조속한 제정이 필요하다.
개선 방향은 분명하다.
첫째, 공용 냉장고 관리 기준의 문서화와 공개다. 어떤 물품이 보관 가능한지, 업무용 시제품은 어디에 어떻게 보관하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
둘째, 보관 이력 관리를 도입해 외부 반입 물품의 출처·용도를 기록하고 일정 기간 후 처리 절차를 명시해야 한다.
셋째, 정기 점검과 내부 교육을 통해 불필요한 오해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행정의 신뢰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사무실 한켠의 냉장고 같은 작은 공간에서부터 쌓인다.
이번 사례는 특정 부서를 겨냥한 비난이 아니라, 제도와 관리의 빈틈을 점검하자는 문제 제기다. 고령군이 스스로 기준을 세우고 투명성을 강화한다면, 작은 논란은 오히려 행정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