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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 대체작물 개발이 농업의 생존전략이다

영남연합포커스 김진우기자 

기후위기 시대, 대체작물 개발이 농업의 생존전략이다

 

최근 몇 년 사이 한반도의 기후 패턴은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여름철 집중호우와 폭염의 반복, 겨울철 이상고온, 봄철 냉해와 가뭄이 동시에 나타나는 등 전통적인 재배 일정과 경험적 농사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 

 

농업 현장에서는 “이제는 하늘을 보고 농사짓는 시대가 아니라 기후를 분석하고 대응하는 시대”라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온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30년간 평균기온은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여름철 폭염일수와 열대야 일수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작물 생육 단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개화기 고온은 수정률을 떨어뜨리고, 수확기 집중호우는 병해충 확산과 품질 저하로 이어진다. 

 

특히 사과·배 등 과수류는 개화기 냉해와 여름 고온 스트레스에 취약해 생산량과 당도 모두에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기존 주력작물 중심의 재배 구조가 이러한 기후 변동성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특정 작물에 집중된 재배 면적은 기후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농가 소득 전반을 흔들 수 있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 반복되는 과수 저온피해, 고추·마늘 등 채소류의 작황 부진, 벼의 수량 감소 사례는 기후 변화가 더 이상 ‘가능성’이 아닌 ‘현실’임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농업계 안팎에서는 기존 작물의 품종 개량과 함께 대체작물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단순히 새로운 품목을 도입하는 차원을 넘어, 지역 기후에 적합하고 고온·가뭄·병해충에 강한 작물로 재배 체계를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농가의 생존 전략이자 지역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적 변화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아열대 작물 재배 면적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망고·패션프루트·레몬 등 기존에 제주나 남부 일부 지역에 국한되던 품목이 내륙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기능성 잡곡·약용작물·사료작물 등도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또한 내염성·내건성 품종 개발을 통한 기후 적응형 농업 연구도 활발하다.

 

농촌진흥청 등 연구기관은 기후변화 대응 품종 육성을 위해 유전자원 탐색과 교배 연구를 확대하고 있으며, 병해충 발생 예측 시스템 고도화, 스마트팜 기술 접목 등을 통해 환경 제어형 농업으로의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초기 투자 비용과 판로 확보, 기술 부족 등의 현실적 장벽이 존재한다.

 

대체작물 전환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 재배 기술 축적, 소비자 인지도 형성, 유통망 구축 등 복합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단순 보조금 지원을 넘어 연구개발(R&D), 시범재배단지 조성, 계약재배 연계, 가공·유통 인프라 확충까지 포함한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기후 리스크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중장기 로드맵 수립이 요구된다.

 

또한 농가 스스로의 인식 전환도 중요하다. 기존 작물에 대한 애착과 경험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기후 데이터와 시장 흐름을 분석해 전략적으로 품목을 다변화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일부 농가에서는 벼 단작에서 벗어나 조사료·특용작물·시설재배 작물로 전환해 소득 안정성을 높인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체계적으로 공유하고 확산하는 정책적 장치가 필요하다.

기후변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대응의 문제다. 

 

기존 작물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환경에 맞는 대체작물 개발과 재배 기술 축적에 나서지 않는다면 농업은 점점 더 큰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기후위기 시대의 농업은 ‘과거의 방식’을 

 

지키는 산업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산업’이어야 한다.

 

이제는 농업정책, 연구개발, 농가 경영 전략이 모두 기후 적응이라는 공통 목표 아래 재편되어야 한다. 대체작물 개발은 단순한 선택지가 아니라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핵심 축이다. 

 

기후가 바뀌고 있다면, 농업도 바뀌어야 한다. 그것이 농촌을 지키고 식량 안보를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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