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3 (화)

  • 맑음동두천 2.2℃
  • 맑음강릉 8.1℃
  • 맑음서울 3.6℃
  • 맑음대전 5.0℃
  • 맑음대구 5.2℃
  • 맑음울산 7.5℃
  • 맑음광주 5.0℃
  • 맑음부산 7.3℃
  • 맑음고창 5.1℃
  • 맑음제주 8.8℃
  • 구름조금강화 2.0℃
  • 맑음보은 2.8℃
  • 맑음금산 4.1℃
  • 맑음강진군 6.7℃
  • 맑음경주시 5.6℃
  • 맑음거제 4.6℃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재난 대응 명분 속 관리 사각지대, 산림 행정의 신뢰를 묻다

영남연합포커스 김진우 기자 



영덕군 일원에서 추진 중인 긴급벌목 관련 사업 현장에서, 벌목 후 운반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잡목의 이동·적재 장면이 포착되면서 산림자원 관리의 적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안은 재난 예방과 안전 확보를 목적으로 한 긴급벌목 사업의 취지와 달리, 부산물 관리 과정에서 제도적 허점이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맞물리며 논란의 여지를 남긴다.

 

현장에서 확인된 사진 자료에는 대형 덤프형 운반차량과 소형 화물차량에 다량의 잡목이 적재된 모습이 담겨 있다. 특히 일부 차량은 벌목 부산물로 보이는 원목 형태의 목재를 별다른 표식이나 관리 정보 없이 적재·이동하고 있는 장면이 확인됐다. 해당 목재는 긴급벌목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적법한 처리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이 뒤따르지 않고 있다.

 

긴급벌목 사업은 산사태 예방, 도로 안전 확보, 산림 재해 최소화 등을 목적으로 추진되는 공공사업이다. 이에 따라 벌목된 목재와 부산물 역시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관련 지침에 따라 체계적으로 관리·처리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공공 벌목 과정에서 발생한 목재는 매각, 무상 공급, 파쇄 처리 등 일정한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 과정은 투명하게 기록·관리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포착된 장면만 놓고 볼 때, 일부 잡목이 이러한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외부에서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사유지와 공공부지의 경계, 임시 적치 여부, 운반 목적지 등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서는 ‘불법 유통’이라는 단정적 표현보다는 ‘관리 공백 가능성’이라는 문제 제기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산림 행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긴급벌목은 속도와 안전이 중요한 사업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산물 관리가 느슨해져서는 안 된다”며 “벌목된 목재가 어디로 이동했고, 어떤 절차를 통해 처리되는지에 대한 기록과 설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산림 분야 전문가는 “잡목이라 하더라도 산림 자원은 공공재 성격을 가진다”며 “특히 공공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은 사적 유통으로 오인될 소지가 없도록 명확한 관리 체계와 현장 안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단순히 목재가 이동했다는 사실 그 자체보다는, 그 과정이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었는지에 대한 행정적 설명의 부재에 있다. 현장에는 벌목 사업 안내 표지나 부산물 처리 방식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이는 주민과 외부 관찰자에게 불필요한 의문을 남길 수 있는 대목이다.

 

영덕군을 포함한 각 지자체는 최근 기후 변화와 이상 기상으로 인해 긴급벌목과 같은 재난 대응형 산림 사업을 빈번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일수록 사업의 신속성 못지않게 절차의 투명성과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운반 차량 관리, 적재물 표기, 처리 목적 명시 등 기본적인 관리 장치만으로도 상당 부분의 오해는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행정은 의도가 아니라 과정으로 평가받는다. 긴급벌목이라는 공익적 목적이 분명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이 어떻게 관리되고 처리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면 행정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지자체와 산림 당국이 벌목 부산물 관리 지침을 다시 점검하고, 현장 중심의 관리·안내를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산림은 한 번 훼손되면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공공 자산이다. 재난 예방이라는 명분 아래 추진되는 사업일수록 더욱 엄격한 기준과 투명한 관리가 요구된다. 작은 잡목 하나의 행방이 산림 행정 전반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는 점을, 이번 현장 사진은 조용히 되묻고 있다. 


포토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