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연합포커스 김진우 기자
경북 곳곳에서 지방의회의 해외연수 문제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명목상으로는 ‘정책연수’와 ‘의정 역량 강화’를 위한 제도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그 취지와는 다른 모습들이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제는 개별 지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전국적 과제가 되었다.
해외연수는 본래 선진 행정 사례를 직접 확인하고 이를 지역 정책에 접목하기 위한 장치로 도입되었다. 주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그 성과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와 거리가 멀다. 일정의 상당 부분이 관광 위주로 구성되거나, 연수 결과가 형식적인 보고서로 끝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주민들의 시선은 점점 차가워지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연수 자체’가 아니라 ‘운영 방식’에 있다. 연수 대상과 주제 선정, 일정 구성, 예산 집행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다 보니 불필요한 오해와 불신이 쌓인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부적절한 일정 구성 논란은 제도의 신뢰를 근본부터 흔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사후 관리의 부재다. 연수를 다녀온 이후, 어떤 정책적 성과가 있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주민의 입장에서는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가”라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듣기 어렵다. 그 결과 해외연수는 ‘필요한 제도’가 아닌 ‘논란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제는 형식적인 개선이 아닌,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연수의 필요성부터 철저히 검토하고, 연수 목적과 일정, 예산 내역을 사전에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또한 연수 이후에는 구체적인 정책 반영 여부를 주민에게 설명하고, 성과가 부족할 경우 책임 있는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
의회는 행정기관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관인 동시에, 주민을 대표하는 공적 기구다. 그만큼 도덕성과 책임성에 대한 요구 수준도 높을 수밖에 없다. 해외연수 역시 이러한 기준 위에서 운영되어야 하며, 스스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때 비로소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지방자치의 성숙은 작은 제도 하나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에서 드러난다. 해외연수가 진정으로 지역 발전을 위한 배움의 장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의 관행을 되돌아보고 주민의 눈높이에서 다시 설계해야 할 시점이다. 신뢰를 잃은 제도는 존립하기 어렵고, 신뢰를 회복한 제도만이 지속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