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연합포커스 김진우 기자

겨울 스포츠의 지형이 변하고 있다. 눈과 얼음을 매개로 한 스포츠가 단순한 계절 레저를 넘어 지역의 정체성과 국가 브랜드를 함께 끌어올리는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청송군의 아이스클라이밍이 있다. 오랜 시간 묵묵히 기반을 다져온 청송의 노력은 이제 지방 차원을 넘어, 정부 차원의 체계적이고 강력한 지원으로 이어져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송 아이스클라이밍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성과가 아니다. 혹한의 자연환경을 한계가 아닌 가능성으로 전환하기까지, 지역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인내를 견뎌왔다. 대회를 유치하고, 시설을 정비하고, 안전 기준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청송군과 지역 관계자들은 눈에 띄지 않는 땀을 쌓아왔다. 대형 도시나 중앙정부의 전폭적 지원 없이도 ‘될 때까지 해보자’는 각오로 버텨온 시간이 오늘의 청송 아이스클라이밍을 만들었다.

그러나 지금의 성과를 유지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한계도 존재한다. 국제 규격에 부합하는 시설 유지·보수, 전문 인력 양성, 선수 육성 시스템 구축, 그리고 무엇보다 안전 관리와 운영의 고도화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과 행정 역량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이 지점에서 정부의 역할이 분명해진다. 청송 아이스클라이밍은 더 이상 ‘지역 행사’가 아니라, 국가 겨울 스포츠 전략 속에서 다뤄야 할 공공 자산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 차원의 지원은 단순한 예산 배정에 그쳐서는 안 된다.
첫째, 겨울 스포츠 특화 지역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 수립이 요구된다. 청송을 중심으로 한 아이스클라이밍 거점화 전략을 통해 시설·대회·교육·관광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문화체육관광과 관광,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연계된 범정부적 접근이 필요하다. 아이스클라이밍은 스포츠이자 관광 콘텐츠이며, 동시에 지역경제를 살리는 동력이다.
셋째, 안전과 전문성에 대한 국가 표준 마련도 시급하다. 혹한기 스포츠의 특수성을 반영한 안전 매뉴얼과 인력 인증 체계는 중앙정부가 책임지고 구축해야 할 영역이다.
청송군이 보여준 지난한 노력은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지역이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이미 해냈다”는 것이다. 이제 공은 정부로 넘어왔다. 지역이 가능성을 증명했고, 현장은 준비돼 있다. 남은 것은 국가가 이를 전략적으로 끌어안아 제도와 예산, 정책으로 뒷받침하는 일이다. 이는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대한민국 겨울 스포츠의 저변을 넓히고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투자다.
청송 아이스클라이밍은 자연과 인간의 도전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그 도전이 일회성 이벤트로 소모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국가 자산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의 결단이 중요하다. 묵묵히 길을 닦아온 지역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정부의 책임 있는 역할과 과감한 지원이 요구된다. 청송의 얼음 위에서 시작된 이 작은 도전이, 대한민국 겨울 스포츠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이제 그 답은 국가의 선택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