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연합포커스 김진우 기자

관공서는 공공의 신뢰 위에 세워진 공간이다. 그 신뢰는 거창한 정책이나 성과 이전에, 일상의 기강과 원칙에서부터 형성된다. 최근 일부 지역 관공서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소주병 관련 논란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기기에는 가볍지 않은 사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역 언론인 영남연합포커스는 관공서 내부에서 발견된 소주병과 관련한 문제를 보도하며 공직 사회의 기강 해이를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 제기 이후에도 유사한 정황이 다시 확인되면서, 논란은 일회성 사건을 넘어 구조적 관리 문제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당기자는 2025년 12월 29일 오전 11시 40분경, 경북 영양군 관내 한 면사무소를 찾았다. 점심시간 이전의 정상 근무 시간대였지만, 넓은 면사무소 청사 내부에서 확인된 면직원은 4명에 불과했다. 민원 응대와 행정 업무가 동시에 이뤄지는 공간으로 보기에는 다소 이례적인 풍경이었다.
짧은 취재 과정에서 당기자는 면사무소 내부에서 다수의 소주병을 목격했다. 해당 소주병들은 박스에 담겨 있거나 냉장고 내부에 보관된 상태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당기자는 해당 소주병의 반입 경위와 보관 목적에 대해 질의했으나, 현장에서 공식적인 설명이나 명확한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관공서 내 소주병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민감한 문제다. 실제 음주 여부와 관계없이, 소주병이 상시적으로 보관되거나 반복적으로 발견된다는 인식은 주민들에게 불신을 안길 수밖에 없다.
특히 면사무소는 행정의 최일선으로, 주민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그 상징성은 더욱 크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실제 음주가 있었는가’라는 단편적 질문에만 있지 않다. 왜 관공서에서 소주병이 반복적으로 발견되는지, 관리·감독 체계에 허점은 없는지, 공직 기강에 대한 내부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구조적 질문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사진 자료 등을 통해 확인되는 소주병의 양과 보관 상태를 두고, 일각에서는 단순한 행사 잔여물이나 외부 반입물이라는 해명만으로는 주민 눈높이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처럼 해석의 여지가 존재하는 사안일수록, 행정기관의 역할은 더욱 분명해진다.
영양군 차원의 공식 감사와 사실 확인 절차가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정 개인이나 부서를 겨냥한 성급한 판단이 아니라, 객관적인 조사와 기록을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행정의 기본 책무다.
만약 관리 소홀이나 근무 기강 해이가 확인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와 재발 방지 대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관공서의 신뢰는 한 번 흔들리면 회복하기 어렵다. 특히 ‘나오지 말아야 할 물건’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는 인식은 공직 사회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될 수 있다. 사소해 보이는 문제를 묵과할 때, 그 여파는 결코 사소하지 않다.
영양군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관공서 내 근무 기강과 물품 관리 전반에 대한 점검에 나설 필요가 있다. 의혹이 제기된 이상, 침묵이 아닌 설명으로, 방관이 아닌 점검으로 대응하는 것이 주민 신뢰를 지키는 길이다. 이번 사안이 단순한 소문으로 끝날지, 공직 기강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될지는 영양군의 선택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