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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는 선택이 아닌 책무다

영남연합포커스 김진우 기자

 

대한민국 행정에서 ‘정보공개’는 더 이상 부수적인 업무가 아니다. 이는 행정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알 권리이자, 민주 행정의 기본 축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수행하는 수많은 행정 행위는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지며, 그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현실은 제도와 이상 사이의 간극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정보공개 업무는 공무원에게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방대한 행정 문서의 분류, 개인정보 및 비공개 사유 검토, 관계 부서 협의 등은 상당한 시간과 책임을 요구한다. 특히 민원이 반복되거나 유사한 정보공개 청구가 이어질 경우, 일선 공무원의 행정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 점에서 공무원의 고충과 현실적인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받아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분명히 짚어야 할 지점이 있다. 정보공개는 ‘호의’가 아니라 ‘의무’라는 점이다. 일부 공직 사회에서 여전히 정보공개를 민원인의 요구, 혹은 번거로운 추가 업무로 인식하는 시선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더 나아가 민원 응대 과정에서 불필요한 감정적 대응이나 소극적인 태도가 나타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는 제도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관공서의 민원 응대 원칙은 명확하다. 친절과 공정, 그리고 투명성이다. 정보공개는 행정과 국민을 잇는 가장 기본적인 소통 창구다. 정책 결정의 배경과 예산 집행의 과정, 사업 추진의 이유를 공개함으로써 국민은 행정을 이해하고, 행정은 신뢰를 얻는다. 이 선순환 구조가 무너질 때, 불신과 오해는 증폭된다.

 

현실에서는 “이미 공개된 자료”, “업무에 지장을 준다”, “취지가 의심된다”는 이유로 정보공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정보공개 제도는 청구자의 동기나 목적을 묻지 않는다. 법이 허용한 범위 내에서 공개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전부다. 행정의 판단이 감정이나 주관에 의해 좌우되는 순간, 공정성은 훼손된다.

 

소통의 중요성은 수없이 강조되어 왔다. 각종 정책 홍보와 주민 간담회, 설명회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가장 기본적인 소통 수단인 정보공개와 민원 응대에서 벽을 느끼는 시민이 적지 않다면, 이는 구조적 점검이 필요한 문제다. 형식적 소통은 늘어났지만, 실질적 소통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공무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반복적으로 청구되는 정보의 선제적 공개, 공개 시스템의 고도화, 업무 분담의 합리화는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동시에 정보공개 담당 공무원이 ‘방어자’가 아니라 ‘연결자’라는 인식 전환 역시 중요하다. 정보는 숨길 대상이 아니라, 공유될 때 행정의 신뢰를 높이는 자산이다.

 

투명성은 행정을 불편하게 만들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의혹과 갈등을 사전에 차단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정보가 공개될수록 행정은 설명력을 갖게 되고, 공무원 역시 불필요한 오해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정보공개는 결국 민주주의의 작동 방식이다. 공무원의 헌신과 노고는 존중받아야 마땅하지만, 그 존중은 투명성과 책임 위에서 더욱 빛난다. 국민을 위한 행정은 국민에게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 정보공개를 둘러싼 작은 태도의 변화가 행정 신뢰 회복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이제는 직시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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