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연합포커스 김진우 기자

경북 포항시 구룡포읍 하정리 804번지 일원, 지목상 ‘구거’로 등록된 공공수로 부지가 장기간 특정 형태로 점유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부지에는 대량의 자재 포대가 적치돼 있으며, 일부는 파손돼 내용물이 외부로 유출된 흔적도 확인됐다. 주민들은 “공공 목적의 구거가 사실상 사유지처럼 사용되고 있다”며 관리·감독의 부재를 우려하고 있다.
현장을 확인한 결과, 구거를 따라 조성된 공간에는 동일한 규격의 포대 자재가 장벽 형태로 쌓여 있었다. 일부 포대는 비닐 포장이 찢어진 채 방치돼 있었고, 바람에 날린 잔여 비닐 조각들이 주변 초지와 토양에 흩어져 있는 모습도 관찰됐다. 인근에는 폐목재와 파손된 팔레트가 함께 적치돼 있어 장기간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짐작하게 한다.
구거는 본래 빗물과 생활 배수를 원활히 흘려보내기 위한 공공시설이다. 「하천법」과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르면, 구거를 포함한 공유재산은 사적 점유나 무단 적치가 제한되며, 목적 외 사용 시 원상복구와 행정조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부지는 일정 구간 전체가 적치물로 둘러싸여 있어, 외관상 배수 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운 구조로 보인다.
주민들은 특히 우천 시를 우려하고 있다. “비가 많이 오면 물길이 막혀 주변 농경지로 넘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주민은 과거 집중호우 때 배수가 원활하지 않았던 경험을 언급하며, 사전 점검과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환경적 측면에서도 문제 제기가 이어진다. 파손된 포대에서 흘러나온 잔여 물질이 토양에 스며들 경우 토양 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미세 플라스틱이나 포장재 조각은 인근 수로를 통해 해안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구룡포 일대는 어업과 해양 관광이 공존하는 지역인 만큼, 육상 오염원이 해양 환경에 미칠 파급 효과를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특정 개인이나 특정 용도로 장기간 사용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점유 주체나 사용 목적이 명확히 공개된 바는 없다. 이 때문에 행정기관의 현장 확인과 사실관계 정리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할 행정기관의 역할도 도마에 올랐다. 공유재산과 구거 관리의 주체는 지방자치단체다. 정기적인 현장 점검과 무단 점유 여부 확인, 적치물 성격에 따른 행정 조치가 이뤄졌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불법 여부를 떠나 공공시설이 이처럼 방치된 것 자체가 관리 실패 아니냐”고 반문한다.
환경 문제는 단기간에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방치된 적치물과 훼손된 포장재는 시간이 지날수록 토양과 수질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구거는 오염물질이 빠르게 이동하는 통로가 될 수 있어,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의혹 제기 단계에서라도
행정이 선제적으로 조사에 나서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는 길”이라고 조언한다. 점유 주체, 사용 허가 여부, 적치물 성분과 환경 영향 등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구거는 개인의 소유물이 아닌 모두의 공공 자산이다. 작은 무관심이 환경 오염과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번 사안을 계기로 공유재산 관리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행정의 신속하고 책임 있는 조치가 지역 사회의 불신을 해소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