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연합포커스 김진우기자
청도군수를 둘러싼 폭언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행정 수장과 군의회의 역할 못지않게 주목받는 주체가 있다. 바로 청도군 공무원 노조다. 공무원 노조는 단순한 근로조건 개선 기구를 넘어, 공직자의 인권과 행정 조직의 건강성을 지키는 제도적 장치로 자리 잡아 왔다. 이번 논란 속에서 공무원 노조가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공무원 노조의 존재 이유는 분명하다. 정당한 노동권 보호와 함께, 공직자가 부당한 지시나 인격적 침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는 행정의 효율성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위축된 조직에서 책임 있는 행정이 나오기 어렵다는 점은 이미 여러 사례를 통해 확인돼 왔다.
이번 사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논란의 성격이 단순한 정책 판단이나 행정 실수가 아니라 ‘언어와 태도’라는 점 때문이다. 공직사회에서 상급자의 언행은 곧 조직 문화로 이어진다. 만약 부적절한 발언이 반복되거나 묵인된다면, 이는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전체의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 노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그러나 공무원 노조의 대응은 언제나 신중해야 한다. 노조는 정치적 대립의 한 축이 아니라, 제도적 보호 장치로서 기능해야 한다. 사실관계 확인 없이 감정적 대응에 나설 경우, 오히려 행정 신뢰를 훼손하거나 불필요한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 그렇다고 침묵만을 선택하는 것 역시 공직자의 권익 보호라는 본래의 목적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무원 노조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분명하다. 첫째, 조합원 보호의 관점에서 사안의 경과를 면밀히 살피고, 필요하다면 내부 의견 수렴을 통해 조직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정리하는 것이다. 둘째, 공식적인 창구를 통해 제도적 문제 제기를 하되, 특정 인물이나 정치적 해석으로 흐르지 않도록 절제된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이는 노조의 신뢰를 지키는 동시에 행정 조직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길이기도 하다.
공무원 노조는 공직자의 권리를 지키는 동시에, 공직 사회가 지켜야 할 기준을 스스로 높이는 역할도 맡고 있다. 인권과 존중의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조직에서 군민을 향한 친절한 행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결국 공무원 노조의 활동은 내부를 향한 보호이자, 외부를 향한 행정 신뢰의 기반이 된다.
이번 논란은 공무원 노조에게도 하나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적극적 개입이냐, 신중한 관망이냐의 이분법이 아니라, 제도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목소리를 낼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문제다. 노조가 원칙과 절차에 따라 역할을 수행한다면, 이는 특정 사안을 넘어 청도군 행정 전반의 건강성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지방자치의 완성은 행정 수장, 의회, 그리고 공직자 조직이 각자의 자리에서 균형을 이룰 때 가능하다. 공무원 노조 역시 그 축 중 하나다. 보호와 책임, 침묵과 발언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노조의 존재 의미는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청도군 공무원 노조가 이번 논란을 통해 보여줘야 할 것은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공직자의 존엄과 행정의 품격을 지키는 제도적 역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