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연합포커스 김종설 기자
(지난 25일 오후 6시30분경 영덕군 지품면 뫼들내길 화재 현장. 사진/시민 김종성 제공)
지난 25일 오후 5시 50분부터 28일 오후 6시까지 영덕군은 최악의 화재 참사가 벌어졌다.
인근 청송군으로 부터 이어져온 이번 화재는 관민의 사투 끝에 겨우 막아 내었으나, 이로 인한 손실은 엄청난 숫자이다. 우선 9명의 사망자, 900여명의 이재민, 950채의 주택전소, 8,050ha의 피해면적을 가져온 초대형 화재 사건이다.
이에 생활의 터전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이재민들은 앞으로의 생계 걱정과 함께 군민체육관에서 고통스런 나날을 지내고 있다. 이번 사건은 한 시민의 무지한 실수가 수많은 이들의 삶을 빼앗은 어처구니 없는 참사이다. 우리 모두는 지금이라도 뼈저린 반성과 함께 사소한 실수가 사회적 번-아웃 상태를 초래함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것이다.
그러나 산야는 새까만 잿빛으로 가득하여 절망이 가득한데, 이 화마 중에 한줄기 봄소식으로 세상을 훈훈하게 하는 이들이 있었다.
의인들이라고 칭함이 맞을듯 하다. 주인공은 영덕군 지품면 뫼들내길(지품리)에 거주하는 김00(63세), 장00(65세), 김00(63세),
이00(75세)씨 등 4명이다.
25일 영덕군 첫 화재가 시작된 그순간, 이들 4명은 최후까지 마을을 떠나지 않았으며, 마을의 고속도로 지하 벙커에 몸을 은신하였다. 독거노인 등 취약주민들의 집을 지키기 위해서 였다.
역시 이들이 평소 예상한대로 큰불은 급히 지나갔고, 잔불들이 집들을 공격하는 것을 보았다, 이들은 이때마다 은신처에서 나와 신속하게 마을의 소화전을 이용하여 무려 5채의 집을 화재로 부터 구해낸 사례이다.
특히 K씨는 평소 이 마을 '포도작목반장'직을 맡아 오면서, 마을 발전에 앞장서온 농업 리더인데, "우리가 해야 할일은 평소 농민으로서 가정을 지켜야 하며, 이번일은 내부모님과 같은 동네 어르신을 위기로 부터 구해내는 일은 당연한 일이다"라고 겸손한 마음까지 가진자이다.
지금은 비록 온 군민이 화재로 절망하고 있는 영덕군이지만, 위 언급한 4명의 의인들이 있는한, '빼앗긴 영덕에도 분명히 봄바람은 불것'이라는 희망도 가져보면 어떨까.